*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 독일은 어떻게 지원할까?(1)
올해 '발달장애인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제나에서는 독일의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 지원방안'과 관련한 내용들을 다음과 같이 제나 소식지를 통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1회/ 독일의 '장애인의 재활과 참여에 관한 법' 소개
2회/ 개인예산제도 소개
3회/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 제작
4회/ 독일 한 지자체가 시행하는 발달장애인이 편한 도시 만들기-발달장애인용 버스노선
독일 「장애인 재활과 참여에 관한 법」
- 우리나라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의 시행에 즈음하여 -
강옥화(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객원 연구위원,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 특수교육학 박사, 현 국립경상대학교 외래강사)
우리나라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의 시행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다른 나라 발달장애인 권익 보장을 위한 법은 어떠한지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되리라 여겨진다.
독일에서는 발달장애인법이 따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장애인법을 포함하여 사회보장에 관한 법들을 하나의 법전으로 묶어 운영하는, 다음에 소개하고자 하는 독일의 사례는 흥미로워 보인다.
독일 사회법전(Sozialgesetzbuch, SGB)은 독일 국민의 사회적 권익 보장과 관련된 여러 법들을 모아놓은 하나의 법전이다. 이전에는 개별법들로 분리되어 있던 무수한 사회보장 관련법들을 1969년 하나의 법전으로 통합하였고 지속적 발전을 그쳐 현재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 법전은 국민의 사회적 권익 보장을 위해 국가가 제공해야 하는 다양한 사회서비스에 대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노동촉진법, 사회보장법, 건강보험법, 연금보험법, 재해보험법, 아동․청소년지원법 등 전부 12권의 법서로 이루어진 방대한 사회법 전집이라 할 수 있다. |
[사진] 독일 사회법전 |
이들 중 2001년 이후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의 재활과 참여’(이하 장애인법)라는 제목을 가진 제9권은 장애인법이라 할 수 있다. 이 법전에서 말하는 ‘장애인’이라 함은 발달장애인을 포함하는 중증장애인을 말한다.
독일에서는 장애의 정도를 1-100까지 구분하여 50이상을 중증장애로 분류한다. 이 기준은 독일 의료보험법에 의한 것으로, 매우 세분화된 평가를 통해 각각의 장애영역에 동반되는 장애현상들과 그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등급을 부여한다. 독일에서는 중증장애인으로 진단받아야 법적 권리와 그에 따른 서비스 대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독일 장애인법에 의하면 장애인이란 신체 기능, 지적능력, 또는 정신건강이 해당 연령의 전형적인 상태에서 6개월 이상 이탈하여 사회생활에의 참여를 제한받는 사람들로 정의한다. 이러한 정의는 장애인의 ‘참여와,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보장하고 제공하는 것이 독일 장애인법의 주된 관심사임을 잘 보여준다. 또한 장애인법의 서두에 명시된 ‘자기결정과 사회참여’의 규정을 통해 장애인법의 궁극적 목적은 장애인의 자기결정과 사회참여를 보장하는 일임을 강조한다.
이런 취지에서 장애인법(총 22개의 장, 160개 조항)은 내용상 크게 장애인의 재활과 중증장애인의 권리라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부분은 관련 개념 및 기본규칙에 대한 설명을 비롯하여 조기지원, 의료재활, 직업재활, 개인예산제도, 서비스센터, 자조활동 지원 등 장애인의 자기결정과 사회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재활 방안과 서비스들을 다룬다. 두 번째 부분은 중증장애인의 직업활동 및 사회참여와 관련해 사회와 고용인이 지켜야 할 의무 및 중증장애인의 권리를 의무화하는 특별규정들로 이루어져 있다.
독일 장애인법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장애인, 특히 발달장애인들과 같은 중증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이들이 삶의 모든 영역에 주인으로 당당히 참여할 수 있도록 모든 장벽을 없애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과제라는 점이다.
이번 호의 독일 장애인법에 이어 다음 호에서는 법이 규정하는 이러한 자기결정과 사회참여의 지원이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그 구체적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에 2회에서는 개인예산제도, 3회에서는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 4회에서 발달장애인이 편한 도시 만들기-버스노선 체계의 이미지화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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