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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40호/ 제나 칼럼'발달장애인의 알 권리(2)] 알 권리의 구체적인 실현방안|제나칼럼

  • 제나운영자
  • |조회수 : 1479
  • |추천수 : 0
  • |2015-09-30 오후 5:40:55

 올해 11월 시행될 ‘발달장애인지원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발달장애인의 권리와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령과 각종 복지지원 등 중요한 정책정보를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작성하여 배포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발달장애인 정책이여도 당사자가 알 수 없었기에 법으로 이를 바꾸어보겠다는 사회적 결정인 것이지요.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발달장애인에게도 정보는 삶을 좌지우지하는 것이기에, 본 연구소에서는 이미 2013년 12월에 ‘발달장애인의 알 권리 선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장애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발달장애인의 알 권리에 대해서 본 연구소는 다음과 같이 3회에 걸쳐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1회. 발달장애인지원법과 알 권리(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김진우 교수/ 한발연 이사)
 2회. 알 권리의 구체적인 실현방안(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김진우 교수/ 한발연 이사)
 3회.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본 알 권리의 중요성(한발연 정책연구팀 이원무)

 

 

알 권리의 구체적인 실현방안

 

 

김진우(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이사.

덕성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진] 연구소에서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모여 발달장애인의 알 권리 증진을 위해 2년 반 동안의 작업 끝에 알기 쉬운 장애인권리협약 '나 여기 있어'를 제작했다.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더 보기> '발달장애인의 알 권리' 칼럼(1)

 발달장애인지원법과 알 권리

 

'낫 놓고 기역(ㄱ) 자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요즘은 빨래 집게를 놓고 에이(A) 자도 모른다‘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아주 무식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배움이 없이는 이것이 어떻게 기능하랴. 어르신들에게 아무리 좋은 스마트폰을 드려도 그 사용법을 일러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렇다고 왜 그렇게 무식하냐고 당사자를 구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도 일러주지 않았으니...

 

 어쩌면 발달장애인이 겪는 어려움 중의 하나는 세상의 지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주제와 관련된 정보가 부족해서, 주어진 정보가 있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맞게 가공처리되지 않아서 정보는 ‘존재’하지만 체화될 수 없는 정보만 어지럽게 널려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중의 하나가 알 권리라고 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지원법에서는 이를 명확하게 하고 있다. 법 제10조(의사소통지원)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발달장애인의 권리와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령과 각종 복지지원 등 중요한 정책정보를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작성하여 배포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제까지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를 위한 정책인데도 정작 자신은 이에 대해 이해하기 쉬운 형태의 자료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던 것이다. 세상은 변했는데 이에 대해 당사자가 주체적으로 이를 이해하고 자신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제공되지 못했던 관행에 대해 이를 바꾸겠다는 정부의 의지천명을 법에서 명시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정책정보 뿐만 아니라 당사자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고 또 행정요건을 갖추기 위해 각종 민원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는 경우에 찾게 되는 각급 행정기관의 민원담당 공무원은 발달장애의 특성을 이해하고 당사자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을 받아야 하며 어떻게 응대할 것인가에 대한 의사소통지침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담당자가 바뀔 경우 즉시 교육을 받도록 하되, 그 교육 전에라도 지침을 참고하여 주어진 절차대로 의사소통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법은 규정하고 있다.

 

 물론 어떤 정책정보까지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버전으로 만들어 제시해야 하는지, 어느 범위의 민원사무까지 담당자가 발달장애인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결국 지침에서 세부내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공직의 생리상 두루 업무를 섭렵한 일반행정가 양성에 일차적인 초점이 있다 보니 담당자가 빈번하게 바뀌는 것이 이제까지의 관행이면서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인데 그때마다 어떻게 새로운 업무담당자를 교육시킬 것인지 등 세부실천방법에도 애로사항이 있다. 그렇게 번잡스럽다보면 흔히 ‘왜 많지도 않은 발달장애인을 위해 이렇게 복잡하고도 부가적인 서비스 양태를 갖추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발달장애인에 대한 의사소통지원은 협소하게 발달장애인에게만 그 혜택이 국한되지 않는다. 만약에 의사소통 지원 그림과 그에 대한 간단한 설명 글을 갖추고 공무원과 민원인이 의사소통을 해 나간다고 할 때 이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청각장애인, 결혼이주여성, 외국인근로자 나아가서는 외국여행객 등 매우 다양할 수 있다.
후천적 장애로 인해 청각 상실에 따라 수화도 어려운 경우 간단한 그림판으로 소통한다면 얼마든지 손쉽게 답답한 의사소통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으며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의사소통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림] 알기 쉬운 장애인권리협약 '나 여기 있어' 19조의 내용(알기 쉬운 글과 그림임)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정책적으로, 제도적으로, 사회인식적으로도 발달장애인의 알 권리 보장은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보다 넓은 범위의 대상들에게 유용한 의사소통의 장을 열어주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즉, 왜 협소한 대상으로 이 정도의 사회적 재원을 지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때마다 당사자와 그 가족, 관련 전문가는 문제제기하는 사람의 인식의 편협함을 지적해 줄 필요가 있다. 마치 장애인 편의시설을 마련하면 임산부도, 노인도 함께 혜택을 볼 수 있는, 사회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이제는 우리가 모두 쉽게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일정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볼 수 있다.

 

 발달장애인은 18세 미만 장애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만큼 각종 사고에 의한 장애발생에 따른 지체장애인은 성인기 이후에 급증하는 반면, 전 생애에 걸쳐 오랜 기간 동안 끌어안고 살아야 하는 것이 발달장애라는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자폐를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보면서 자폐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전 세계적으로는 자폐장애인의 숫적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장애등록제로 인해 인정범위가 제한적이지만 세계적인 흐름과 추세를 반영할 것을 감안해 보면 발달장애인의 숫적 증가와 이들에 대한 적절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제 발달장애인지원법으로 우리 사회의 변화의 서곡을 썼다면, 이제 실질적인 삶의 제반 영역에서 발달장애인의 인격이 존중받고, 법보다 가까운 매너와 태도가 배려지향적이고, 나아가 행복한 삶을 살아나가는데 든든한 버팀목이자 지원군이 되어줄 성숙한 사회적 제도와 문화가 정착되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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