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재)한국장애인재단 지원을 받아 '발달장애인이 알기 쉬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만들고 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은 2008년 정부가 유엔의 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한 것에 이어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에 대한 법적 판단 기준을 국내에서도 마련했다는 사회적 의미가 있습니다.

본 연구소에서는 이미 2013년에 유엔의 장애인권리협약을 발달장애인들이 쉽게 만든 '나, 여기 있어!'를 제작 배포했고, 올해 그 연장선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발달장애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죠. 이 제작과정이 마무리되면, 국내외에서 선포되어 있는 장애인 권리와 차별에 대한 내용을 발달장애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기에 그 기대가 더욱 큽니다.

현재 발달장애인 5명이 함께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은 생소한 단어와 어려운 한자가 대부분인 법조항을 쉬운 말로 바꾸느라 고군분투하고 있지요. 제작과정을 함께 하면서 느낀 것은, 어려운 단어를 쉬운 단어로 풀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삶의 경험을 기반으로 일상의 언어로 쉽게 풀어내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법조문을 쉬운 단어로 바꾸는 과정에서 당사자들은 본인의 삶의 어떤 장면들이 부당한 차별이었음을 새롭게 알게 되고 개념화하고 있으며 본인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고 있는 쉬운 단어로 법조문을 바꾸어 가고 있기 때문에, 이는 더 많은 발달장애인들이 쉽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최근 예기치 않은 메르스로 인해, 모임 진행이 어렵고 구성원의 변동이 야기되었지만 모쪼록 연말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결과물이 탄생하길 기대해봅니다.